4PEOPLE – 정미소에 머무르다 [KBS 다큐 공감]

정미소에 머무르다 [KBS 다큐 공감]

정미소에 머무르다 [KBS 다큐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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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소에 머무르다” 다시보기

■ 방송일시 : 2015년 11월 28일(토) 저녁 7시 10분 KBS 1TV

■ 프로듀서 : 김규효

■ 연출 : 송 경

■ 작가 : 강남우

■ 제작사 : 4PN 포피플네트워크

■ 내레이션 : 양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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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마을의 가장 큰 공장이자 가난한 시절 풍요의 상징이었던 정미소.
80년대 초 까지도 2만개가 넘던 그 많던 정미소가
쌀값 폭락과 대형 자동화 미곡처리장에 밀려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탕탕탕~ 신명나던 정미소 발동기소리도 잊혀진지 오래인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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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시골 농로를 돌면 모퉁이 제자리를 지키며,
우직이 오랜 단골을 기다리는 나이 많은 정미소를 만날 수 있을까!
녹슨 정미소 곁에 머물며, 그 공간이 간직한 추억과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정미소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늦가을, 늙은 정미소 곁에 잠시 머무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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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때려 치고 싶은데, 우야꼬.. 지 뜻을 따라야지.’
-봉화 양진정미소-
불과 몇 해 전 만해도 60여개가 넘는 정미소가 운영되던 경북 봉화.
그러나 힘든 노동에, 떨어지는 쌀값에, 적자를 면치 못해 해마다 문을 닫아
지금은 10여체도 남질 않았는데…
봉화 봉양리 마을. 3대째 양진정미소를 운영하고 있는 유영만씨(52).
할아버지, 아버지가 일구던 정미소 일 외에 다른 일은 해 본 적도 없는
영만씨에게 정미소는 숙명과도 같은 존재다.

그러나 영만씨의 노모 안계분(82)할머니 맘은 아들과 다르다.
쌀값이 떨어지면서 정미소 운영은 통 재미를 보지 못할 뿐 더러,
허구한 날 아들 삼시세끼는 물론 일군들 점심에, 정미소 허드렛일에, 게다가
밭농사까지..  고달픈 노동은 그렇다 해도 정미소에서 금쪽같던 큰 아들을
사고로 잃은 어미는 정미소라면 지긋지긋하다.
죽자고 정미소를 고집하는 아들과 죽도록 정미소가 원망스런 노모의
오래된 갈등은 올 가을녁까지도 풀리지 않는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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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하시던 것을 대를 이어, 남편이 하다가
아들이 하다가 아들이 피댓줄에 감겨 사망했고,
또 막내아들 하니깐 우짜지도 못하고…‘ 
‘정미소 일 후회 안 해요. 내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다큐공감_정미소_004(속초)

‘정미소 덕에 먹고 이만큼 살았으면 됐지…’
-속초 조양정미소-

강원도 속초 시내 한복판, 속초 유일의 90년 묵은 조양정미소가 있다.
이곳에서 30년 넘게 정미소를 운영하고 있는 박영자(58), 김유식(64)씨 부부.
시절 좋을 땐 정미소 기계가 한 달 반 넘도록 쉴 새 없이 벼 방아를 찧었지만,
속초 논밭이 죄다 아파트며 건물로 들어서면서 정미소 기계는 이제
근근이 돌아가고. 정미소 옆 보조로 있던 방앗간 메밀, 고추, 떡방아 기계가
그 자리를 대신해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하지만, 부부에게 정미소는 목숨과도 같은 집이다.
30년 전 강원도 사북탄광에서 모은 귀한 종자돈으로, 시작한 정미소 일.
하지만, 기술도, 경험도, 부족한 터라 손님은 없고.
월세 12만원도 내지 못해 전전긍긍할 때가 잦았다. 그때를 생각하면
위험한 탄광일이지만, 꼬박꼬박 월급 나오던 탄광 일을 박차고 나와
정미소 일을 선택한 것을 매번 후회했다는 영자씨.
이후, 10여년. 억척스레 밤낮없이 일해 정미소를 아예 사들였고
그 덕에 어린 3남매 건강히 키워내고, 먹을 걱정, 집 걱정을 덜었다.
시절을 돌이킬 수 없어도 서러운 세상살이 눈물을 닦아주던 정미소.
세월이 흘러 정미소 기계가 예전의 신명난 소리를 들려주는 날보다
고요히 멈춰있는 날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부부에게 정미소는
기특하고 고마운 큰 자식 놈과 진배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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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따라서 하는 거니깐.
그렇다고 심난해 한다고 달라지는 게 있나!‘
‘놀리지 말아야죠. 우리 하는 동안…
오시는 손님 조금이라도 가져 오시면,
힘닿는데 까지 정미소 운영해야죠.‘